♥ 성경은 이스라엘 지형을 공간적 배경으로 수천 년간 펼쳐진 역사 스토리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경은 지리적인 특성을 이해하고 ‘대하드라마’의 대본으로 읽어야 더욱 생동감 있게 읽을 수 있답니다.

이스라엘은 겨우 2만 7백km²정도로서 한반도의 1/10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처럼 작은 땅이지만 독특한 지형과 고도차로 인해 매우 다양한 모습을 띠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동서의 길이가 96km로 짧고 남북의 길이가 560km나 됩니다. 이스라엘의 최남단 도시인 에일랏에서 북쪽으로 5시간을 달리면 황량한 네게브 사막에서부터 사해와 요단 계곡을 지나 푸르른 갈릴리 호수가 펼쳐집니다.

또한 지중해변에 위치한 욥바에서 동쪽으로 한 시간을 달리면 해발 800m에 위치한 예루살렘에 도달합니다. 그런데 예루살렘에서 동쪽으로 30분을 더 달리면 지구에서 가장 낮은 –300m에 위치한 여리고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약간 남동쪽으로 달리면 해발 –400m에 위치한 사해가 보입니다. 이처럼 서쪽에서 동쪽으로 펼쳐지는 급격한 고도차로 인해 서부 해안평야, 서부 산악지대, 중앙대협곡, 동부 산악지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고도 차이는 이스라엘의 날씨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조건이 됩니다. 서쪽에 위치한 ‘지중해’와 남쪽에 위치한 ‘아라비아 사막’이 핵심 요소가 됩니다. 지중해에서 불어오는 편서풍의 비구름은 서부 해안평야에 풍성한 비를 뿌리지만, 예루살렘이 위치한 해발 600-1,000m의 서부 산악지대를 넘지 못하고 동쪽으로 가면서 잠차 소멸합니다. 보통 90%의 비를 서쪽에 내리고 나머지 10%를 동쪽에 뿌리는데, 이런 결과로 예루살렘의 동쪽과 서쪽의 자연환경은 드라마틱한 차이를 보여 줍니다.

우리나라의 황사와 유사한 모랫바람이 이스라엘에도 4-5월경에 아라비아 사막에서 부는데, 이 열풍이 불면 대낮에도 창문의 셔터를 내리고 바깥 외출을 삼가야 합니다. 이 열풍이 지나가고 나면 광야에서 자라고 있던 풀과 꽃들을 다 말라버립니다. 그야말로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듭니다”(사 40:8).

이스라엘에는 유월절이 있는 4월경부터 초막절이 있는 10월경까지 비가 오지 않는 건기가 이어집니다. 이때 유대 광야는 황무지가 되는데, 10월 초막절을 지내고 나면 이른 비가 내리면서 광야에 작은 풀들이 자라기 시작합니다. 그야말로 시편 23편의 푸른 초장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