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과 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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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 투사적 동일시 이순태 2023-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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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마태복음5:38-48절 개역개정

38. 또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으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39.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 대며

40. 또 너를 고발하여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 자에게 겉옷까지도 가지게 하며

41. 또 누구든지 너로 억지로 오 리를 가게 하거든 그 사람과 십 리를 동행하고

42. 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며 네게 꾸고자 하는 자에게 거절하지 말라

43. 또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미워하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44.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45. 이같이 한즉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아들이 되리니 이는 하나님이 그 해를 악인과 선인에게 비추시며 비를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내려주심이라

46. 너희가 너희를 사랑하는 자를 사랑하면 무슨 상이 있으리요 세리도 이같이 아니하느냐

47. 또 너희가 너희 형제에게만 문안하면 남보다 더하는 것이 무엇이냐 이방인들도 이같이 아니하느냐

48. 그러므로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 너희도 온전하라

제공: 대한성서공회

1. 2022년에 30대 여자가 남편의 심리를 조종하여 죽게 만들어 살인죄로 기소된 일이 있었다. 그 사건으로 인해 가스라이팅’(gaslighting)이라는 용어가 미디어에 떠올랐다. 가스라이팅(가스등 효과)은 심리적 조작을 통해 타인의 마음에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키고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듦으로써 그 사람에게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매우 의도적이고 계획적이다. 그런데 의도적이지 않을지라도 우리의 일상에는 타인의 마음을 조종, 통제하려는 일이 적지 않게 일어난다.

어느 응급실에 한 아주머니가 만취 상태로 복통을 호소하면서 바닥에 드러누웠다. 그러자 의사가 나와 검사를 해보겠습니다라고 하자, 그 여자는 검사를 거부하며 약을 줄 것을 요구하였다. “그래도 검사를 먼저 해야 합니다.” 그러자 그 여자는 당신 돌팔이지? 원장 오라고 해 원장!” 소리쳤다. 그러자 의사가 폭발해버렸다. “술 먹고 와서 뭐하는 겁니까? 검사도 없이 무슨 약을 달라는 겁니까? 이러실 거면 나가주세요.” “뭐라고? 환자한테 가라고? 진료 거부로 고소한다.” “아니 그게 아니라~” 이 에피소드에서 응급실 의사는 자신도 모르게 불친절한 의사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성품 좋은 의사가 나쁜 의사가 되어버렸다. 이런 갈등 이면에는 무의식적인 역동이 작용한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A라는 남자가 있는데, 그는 2년간 사귄 여자 친구로부터 이별통보를 받았다. 카톡도 차단당하고 문자도 수신 거부를 당했다. 그러자 이 남자는 분한 마음이 들었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잘해주었는데···. 그는 밤에 여자 집으로 찾아가 너 지금 안 나오면 나 죽어버릴 거야라고 소리쳤다. 그런데 여전히 무반응이었다. 오기가 생긴 그 남자는 집에 와서 칼로 손목을 조금 그은 후, 그것을 사진 찍어 보냈다. 그러자 여자 친구가 놀라서 찾아왔다. 그렇게 냉정하던 여자 친구가 다시 만나준 것이다. 찾아온 여자 친구에게 그는 말했다. “너 나 버리면 나를 죽이는 거야. 넌 살인자가 되는 거야.” 이것은 자해를 가장한 폭력이다. 여자 친구에게 죄책감까지 집어넣으면서 자기 옆에 묶어두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심리적 역동을 투사적 동일시’(projective identification)라고 한다. 내 안에 있는 나쁜 대상, 부정적인 감정 미움, 분노, 불안, 질투 등 - 은 거북한 음식물 같아서 내 안에 담아두기가 어렵다. 그래서 그런 불편한 감정들을 토해내고, 그 감정을 상대방이 영문도 모른 채 받아 먹는 것이다. 이런 일은 흔히 가족이나 친구, 배우자와 같이 친한 관계에서 자주 나타나는데, 이런 병적인 소통으로 인해 친밀한 관계가 파탄나기도 한다.

그러면 왜 이런 심리적 역동이 생기는 것일까? 문제의 발단은 어렸을 때 어머니와의 불안정한 애착이라 할 수 있다. 공포나 불안 같은 감정에 익숙하지 않은 영아는 그 부정적인 감정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워 가까이 있는 엄마에게 던진다. 이때 엄마는 아이의 감정을 담아주면서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 형태의 긍정적인 감정으로 재처리하여 반응한다. 그러면 아기는 이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자신의 감정으로 인식함으로써 건강하게 양육된다. 그러나 엄마가 아이가 감당할 수 있는 감정으로 재처리하지 못할 때, 아이에게는 부정적인 감정이 엄마로부터 되돌아오게 된다. 그렇게 아이는 부정적 감정을 안고 살면서 계속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무의식적으로 남에게 던지고 다른 사람을 부정적인 인물로 만들어버리며, 상대방을 분노와 죄책감, 불안감에 시달리게 한다.

 

2. 다시 말하면 투사적 동일시는 자신 안에 있는 나쁜 대상”(bad object), 그리고 그 대상에 얽혀 있는 부정적 정서를 밖으로 투사할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상대방이 투사된 나쁜 대상의 역할과 감정을 가지도록 통제하고 조종하는 심리적 기제라 할 수 있다. 이런 투사적 동일시를 무의식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사람을 만나면, 가위에 눌리는 느낌이 든다. 그 사람만 만나면 긴장되고 속이 메슥거린다. 진이 다 빠진다. 힘과 위로를 받기는커녕 더욱 힘들어지고 불안하고 화가 난다. 즉 투사자가 던지는 무의식적 압박이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투사적 동일시라는 심리적 고리를 풀어낼 수 있을까? 투사적 동일시를 심리적 기제로 사용하는 사람에 대해 어떻게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을까?

 

첫째, 정서적 거리두기/

투사적 동일시에 말려들면, 자신의 감정이나 말을 통제하기가 어렵게 된다. 일단 일일이 상대의 말이나 행동에 응수하다 보면 결국 싸우게 된다. 그러므로 일단 정서적으로 투사자와 거리를 두면서 싸움에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 한번 본때를 보여 줘,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절대 금물이다. 무의식적으로 투사적 동일시를 하는 사람은 언제든 싸울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왜 이 사람에게 당하기만 하지? 너무 억울하다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런데 바로 그 상황이 투사자가 놓은 덫이다.

2020년에 방영된 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 드라마는 결혼의 부정적인 면들을 여과없이 보여주었데, 여주인공 지선우’(김희애)는 여러 상실을 경험하였다. 먼저 남편의 지속적인 외도로 인해 남편을 상실한다. 남편의 외도로 여주인공은 어디를 가도 불쌍하고 버림받은 여자 취급을 당하게 된다. 그러면서 사회적으로도 소외되어 버린다. 마지막 그녀에게 남은 아들에게까지도 버림을 받으면서 여주인공은 평정심을 잃게 된다. 이제 여주인공은 남편에 대한 복수에 집착하게 된다. 그런데 복수가 장기화되면서 결국 누가 가해자고 피해자인지가 모호해지게 된다. 공격성과 증오의 칼을 휘두르면서 결국 여주인공은 그토록 미워하던 남편을 닮아가면서 자신을 잃어버리게 된다. 차라리 남편의 외도가 심각한 수준임을 알았을 때, 여주인공은 과감히 남편을 포기하고, 정서적으로 거리두기를 했어야 했다.

 

둘째, 담아주기/

투사적 동일시라는 심리적 역동을 이해하면서 나에게 투사된 것을 동일시하지 않고 담아주면서, 건강하게 변형된 것을 되돌려 주는 것이다. 즉 투사자가 무의식적으로 듣고 싶어하고 보고 싶어하는 장면- , 분노 등 대신에, 아름다운 반응을 해주는 것이다. 물론 투사자는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투사한 나쁜 대상, 부정적 반응이 나올 때까지 상대방을 괴롭힐 것이다. 그런 상황이 투사자에게는 익숙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투사적 동일시에 말려들지 않으려면, 무엇보다도 사랑과 인내가 필요하다.

앞에서 술 취한 여자가 병원 응급실에서 행패를 부릴 때,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당장 원장 불러!” “제가 부족한 게 있지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럼 빨리 약 줘” “먼저 검사를 받으셔야 합니다.” “검사는 뭔 검사야? 약 달라고.” “검사를 안 받으시면 더 위험해질까 염려가 됩니다.” “아이구 참나! 이 병원은 왜 이래? 나 다른 병원으로 갈래” “아프시다면서 어딜 가시려구요? 더 위험해질 수 있으니 여기서 치료 받으세요” “아아~ 이 병원은 미친 놈만 있나봐.” 상대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참고 좋은 방향으로 이야기하다 보면, 지는 쪽은 화내는 쪽이다. 화내는 것도 에너지가 필요한데, 계속 화를 내다보면 결국 에너지가 고갈되기 때문이다. 거기까지 오도록 참고 인내하면서 상대의 부정적인 말이나 행동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말고, 아름다운 것으로 변형시켜 대응해야 한다.

 

3. 그렇다면 성경은 투사적 동일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을 교훈하는가? 예수님은 마태복음 5:38절 이하에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또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으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39]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으라! 이것은 출애굽기 21:24절에 나오는 계명이다. 어느 누가 다른 사람의 눈을 상하게 했을 때, 똑같이 가해자의 눈도 상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법의 이름을 동태복수법이라 부른데, 언뜻 보면 잔인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상대의 가해행위에 대해 감정적으로 보복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목적이 있다. 화가 나면 상대가 나에게 해를 끼친 것 이상으로 복수하게 된다. 그래서 미리 한계선을 긋자는 것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대적하지 말라고 말씀하신다. 왜 그러실까? 가해자에게 같은 방법으로 처벌을 한다고 할지라도, 피해를 당한 사람의 마음 속에는 여전히 부정적 감정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부정적 감정으로 인해 반복되는 악순환을 끝내기 위해 제자들에게 대적하지 말 것을 교훈하신다. 예수님은 구체적으로 몇 가지의 사례를 더 들어 말씀하신다.

마태복음 5:39,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 대며”/

마태복음 5:40, “또 너를 고발하여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 자에게 겉옷까지도 가지게 하며”/

마태복음 5:41-42, “또 누구든지 너로 억지로 오 리를 가게 하거든 그 사람과 십 리를 동행하고 [42] 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며 네게 꾸고자 하는 자에게 거절하지 말라”/

마태복음 5:43-44, “또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미워하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44]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이 말씀들을 보면 정말 예수님은 우리더러 바보처럼 살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 왜 그럴까? 그것이 하나님을 높이는 삶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런 대응을 통해서 악으로 달려드는 자들을 선으로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4. 예수님께서는 이런 본문에서 단순한 도덕적인 격언이 아니라, 우리 내면세계의 변화와 관련된 말씀을 주셨다. 예수님은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고 하신다.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는 주님의 말씀이 우리 현실에는 영 익숙하지가 않다.

우리 안에는 심리적 에너지가 있는데, 그 양은 한정되어 있다. 그런데 고집 센 개들이 짖는 소리를 막기 위해 우리도 같이 짖어댄다면, 얼마 안 있어 우리는 탈진하고 말 것이다. 우리가 대적하는데 힘을 다 쏟으면 나중엔 기도할 힘조차 없게 된다. 물을 데우기 위해서는 열에너지를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주변의 추운 날씨가 열에너지를 빼앗아갈 때도, 빼앗기는 에너지보다 물을 데우는 에너지가 많이 집중되면, 물은 끓어 수증기로 도약하게 된다. 우리의 변화도 그렇다. 아무리 외부에서 우리를 분노로 미움으로 이끌려고 할지라도 기도와 사랑에 에너지가 집중될 때, 우리의 내면은 변화하게 된다. 그럴 때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다운 자녀가 될 것이다.

하나님은 해를 악인과 선인 모두에게 비추신다. 하나님은 비를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 모두에게 내려주신다. 왜 하나님은 그렇게 하시는지 모르겠다고 불평하지 말라! 대신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누구를 바꾸려 하기 전에, 먼저 우리 자신을 개혁해야 한다. 정말 새로운 삶을 원한다면 다른 사람을 바꾸려 하지 말고, 먼저 우리 자신이 변화될 수 있도록 에너지를 집중해야 한다. 그럴 때 다른 사람들이 우리의 변화된 모습을 보고 변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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