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경을 바로 해석하기 위해선 하나님께서 구원의 통로로 선택하신 이스라엘을 바로 이해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이스라엘 백성이 몸 담고 살아온 광야를 바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대 근동지방을 초토화시킨 7년 기근으로부터 애굽을 구원한 요셉은 가나안 땅에 있던 아버지 야곱과 형들을 애굽으로 불러 정착시킵니다. 이때 애굽의 바로가 요셉의 형들에게 물었습니다. “생업이 무엇인가?” 그러나 그들은 조상 대대로 광야에서 양들을 치는 ‘목자’라고 대답합니다. 이것은 이스라엘 민족의 정체성을 잘 보여 줍니다.

성경에 나오는 ‘광야’ 이미지는 가나안 땅과는 비할 데 없이 좋은 곳에서 사는 한국 그리스도인들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분들은 광야를 사하라 사막 정도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광야와 사막은 다릅니다. 구약성경을 보면, 삶의 터전이 다른 여러 민족들이 등장하는데, 그중 몇 개를 비교해 보면 이스라엘 민족의 모습을 좀 더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농경 민족/ 강우량이 많은 서부 해안평야에 정작한 가나안 원주민들과 블레셋 민족, 그리고 나일 강 주변에 정착한 애굽 민족이 이 범주에 속합니다. 이들은 농경문화의 필수 조건인 강가 풍족한 강우량으로 인해 형성된 완전한 정착민들입니다.

-사막 민족/ 네게브 사막에 거하는 아말렉 민족, 시내 반도와 아라비아 사막을 이동하는 미디안 족속, 동방 족속 등이 사막 민족에 속합니다. 이들은 충분히 비가 오지 않아 샘과 오아시스에 의존하였으며, 낙타를 주로 사용하는 완전한 유목민들입니다.

-광야 민족/ 서부 산악지대에 정착한 이스라엘 민족은 서쪽 농경지에서는 농사를 짓고, 동쪽 광야에서는 목축을 하는 광야 민족입니다. 농한기에는 목축을 하고, 농번기에는 추수를 하는 이른바 투잡을 하는 이유로, ‘반(半)유목민’(seminomads)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해양 민족/ 두로와 시돈이 이에 속합니다. 시돈의 공주로서 북이스라엘 아합 왕과 결혼한 이세벨, 다윗과 동맹을 맺은 두로 왕 히람이 성경에 등장합니다. 이들은 지중해를 무대로 그리스 민족과 함께 자웅을 겨루었으며, 그런만큼 가장 국제화된 문화를 소유했습니다.

성경은 광야를 배경으로 반유목문화를 일궈 온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 이야기입니다. 그러므로 성경은 광야의 반유목민 문화의 틀과 패러다임에 맞추어서 이해되어야 합니다 ♥